부산 변호사 한병철의 글로벌 법률 가이드 7.

외국인과 부동산 거래, 먼저 보는 것...사는 사람도 파는 사람도, 모르면 신고와 세금에서 손해 본다

비거주 외국인의 집 살 땐 매수인에게 양도세 원천징수 의무 발생

한국인끼리 거래보다 더 많은 절차… 전문 변호사·중개사 도움 필수

[부산 변호사 한병철의 글로벌 법률 가이드⑦] 외국인과 부동산 거래, 먼저 보는 것

 

사는 사람도 파는 사람도, 모르면 신고와 세금에서 손해 본다

 

 

 

◇ 부동산 사무실에 들어선 한 장면

부산의 한 부동산 중개사무소에 영어와 한국어가 섞인 대화가 오간다. 한국에서 일하는 외국인 직장인 한 사람이 아파트 한 채를 사고 싶다고 말한다. 옆 자리에는 집을 내놓은 한국인 집주인이 앉아 있다. 분위기는 좋지만, 두 사람 모두 다음 단계가 정확히 무엇인지 모른다.

 

외국인 매수인은 "한국에서 외국인이 집을 살 수 있는지"부터 걱정한다. 한국인 매도인은 "외국인에게 팔면 절차가 다른지"가 궁금하다. 사실 두 사람 모두 답을 손에 쥔 채 계약서에 도장을 찍어야 한다. 부동산 거래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은 모르는 채로 도장을 찍는 그 순간이다.

 

◇ 외국인이 한국 집을 살 때 먼저 보는 것           

한 병 철 변호사

먼저 큰 원칙 하나를 짚는다. 한국은 외국인에게 부동산 취득을 원칙적으로 허용한다. 다만 "신고"와 "허가"를 구분해야 한다.

 

일반 주거지역의 아파트, 오피스텔, 단독주택은 대부분 신고 대상이다. 매매계약 체결일부터 60일 이내에 시·군·구청에 외국인 부동산 취득 신고를 해야 한다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반면 군사시설 보호구역, 지정문화재 보호구역, 생태경관보전지역, 자연환경보전지역, 야생생물 특별보호구역에 있는 부동산은 매매계약 체결 전에 허가를 받아야 한다 (계약 전에 받는 정부 승인). 허가 없이 체결한 계약은 효력을 인정받기 어렵다. 농지는 원칙적으로 외국인이 자유롭게 사기 어렵다. 농사를 짓겠다는 자격(농지취득자격증명)을 갖추지 못하면 매수가 막힌다.

 

다음으로 챙겨야 할 것은 부동산등기용 등록번호다 (외국인이 한국에서 등기할 때 부여받는 고유 번호). 한국에 거주 자격이 있는 외국인은 출입국·외국인청에서, 거주 자격이 없는 외국인은 부동산 소재지 시·군·구청에서 발급받는다. 이 번호가 없으면 등기가 진행되지 않는다.

 

또 하나 놓쳐서는 안 될 것이 외국환 신고다 (외국 돈을 한국으로 들여올 때 거치는 정식 절차). 매수 자금을 해외에서 송금 받을 때는 외국환은행을 통해 정식으로 들여오고 거래 증빙을 보관해 둔다. 나중에 집을 팔고 매각 대금을 본국으로 다시 보낼 때, 처음 들여온 자금 흐름이 깔끔해야 송금이 막히지 않는다.

 

흔한 착각 하나를 짚는다. "한국 친구 이름으로 사두면 편하다"는 생각이다. 명의신탁(다른 사람 이름을 빌려 등기하는 일)은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위반이며 형사처벌 대상이다. 외국인이라고 예외가 되지 않는다.

 

◇ 한국인 매도인이 외국인에게 팔 때 놓치기 쉬운 자리

한국인 매도인 입장에서 외국인에게 집을 파는 것은 한국인에게 파는 것과 본질이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몇 가지 지점에서 더 신중해야 한다.

 

첫째, 매수인의 자격 확인이다. 매수인이 어떤 비자를 가졌는지, 한국 내 거주 자격이 있는지, 등록번호 발급은 어디에서 받게 되는지를 계약 전에 살핀다. 이 확인은 거래를 거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등기와 잔금 절차가 매끄럽게 흘러가게 하기 위한 것이다.

 

둘째, 잔금 수령 방식이다. 외국인 매수인이 본국에서 자금을 송금해 잔금을 치르는 경우, 송금 도착 시점이 계약상 잔금일과 어긋날 수 있다. 미리 외국환은행 계좌를 통한 송금 일정과 환전 절차를 확인하고, 잔금일을 현실에 맞춰 정한다.

 

셋째, 허가 대상 부동산이라면 매도인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군사시설 보호구역 인근 토지처럼 사전 허가가 필요한 부동산은 매수인의 허가 진행 일정이 곧 잔금일이다. 허가 없이 잔금을 받고 등기를 넘기면 분쟁의 씨앗이 된다.

 

핵심은 매수인이 외국인이라는 사실이 아니라, 그 외국인이 거쳐야 하는 별도의 신고·허가·송금 절차가 거래 일정에 어떻게 끼어드는가다.

 

◇ 외국인에게서 집을 사는 한국인이 모르는 한 가지

가장 많이 놓치는 자리가 바로 여기다. 한국인이 비거주 외국인(한국에 살지 않는 외국인)으로부터 부동산을 사는 경우, 매수인에게 양도소득세 원천징수 의무가 생긴다.

 

쉬운 말로 풀면 이렇다. 외국인 매도인이 한국에서 집을 팔고 차익을 챙겨 본국으로 떠나버리면, 한국 세무 당국이 그 사람에게 세금을 걷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법은 매수인에게 잔금에서 미리 일정 금액을 떼어 두었다가 국세청에 내라고 한다 (소득세법상 비거주자 양도소득 원천징수).

 

세율은 양도가액의 10%와 양도차익의 20% 중 적은 금액이다. 매수인이 잔금을 치를 때 이 금액을 미리 떼어, 잔금 지급일이 속하는 달의 다음 달 10일까지 신고·납부해야 한다.

 

이 의무를 모르고 잔금 전액을 그대로 외국인 매도인에게 건네버리면, 매수인 본인이 원천징수 의무 위반으로 가산세까지 떠안게 된다. 외국인 매도인은 이미 본국으로 돌아가 연락이 닿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한국인 매수인 한 사람만 세금 폭탄을 맞는 일이 실제로 자주 일어난다.

 

또 하나 짚을 자리는 매도인 인감 문제다. 비거주 외국인 매도인은 한국에 인감증명을 두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본국 공증과 아포스티유(외국 공문서를 한국에서 인정받게 해 주는 절차)로 부동산 매도용 위임장과 본인 확인 서류를 갖춰야 등기가 넘어간다. 이 서류 준비에 몇 주가 걸리는 일이 흔하다.

 

핵심은 매도인이 외국인이라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그 외국인이 한국 거주자인지 비거주자인지다. 거주자라면 일반 거래와 같지만, 비거주자라면 매수인이 세무 절차와 서류 진행까지 책임진다.

 

◇ 변호사이자 공인중개사가 보는 위험 신호

오랜 기간 부동산전문변호사이자 중개법인 대표 공인중개사로 일하며, 외국인이 끼어 있는 거래에서 반복해 마주치는 위험 신호가 있다.

 

첫 번째는 "구두로 다 끝났다"는 말이다. 영어와 한국어가 섞여 오간 협상에서, 양쪽이 같은 의미로 이해했다고 믿는 부분이 사실은 다르게 이해된 경우가 많다. 계약서는 한국어 정본을 기준으로 하되, 핵심 조건은 매수인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한 번 더 정리해 둔다.

 

두 번째는 "허가는 나중에 받자"는 말이다. 군사시설 보호구역 인근 토지나 농지는 허가가 거래의 본체다. 허가 없이 계약금만 주고받으면, 허가가 나오지 않을 때 누가 어떻게 책임지는지부터 다툼이 시작된다.

 

세 번째는 "현금으로 일부 받자"는 말이다. 외국환 신고를 우회하려는 시도, 원천징수를 피하려는 시도는 결국 매수인과 매도인 모두에게 가산세와 형사 책임으로 돌아온다. 거래의 시작은 화려해도 끝은 추하다.

 

오늘 안에 할 일은 거래 대상 부동산이 신고 대상인지 허가 대상인지부터 확인하는 일이다. 다음 며칠 안에 할 일은 등록번호 발급, 외국환 송금 경로, 잔금 일정, 원천징수 여부를 체크리스트로 정리하는 일이다. 절대 하지 말 일은 명의신탁, 현금 일부 거래, 구두 합의에 의존한 진행이다.

 

◇ 변호사·공인중개사의 도움이 들어가는 자리

외국인이 끼어 있는 부동산 거래에 변호사와 공인중개사가 제대로 들어가면 흐름이 달라진다.

 

증거 정리부터 다르다. 매매계약서, 외국인등록증 또는 여권 사본, 부동산등기용 등록번호 발급 신청 서류, 외국환은행 송금 증빙, 잔금 입금 내역, 원천징수 영수증을 한 묶음으로 보관한다. 나중에 매각 대금 본국 송금이나 양도세 정산에서 이 자료가 한 사람의 권리를 지킨다.

 

절차 선택도 달라진다. 일반 신고로 끝낼 거래인지, 허가까지 받아야 하는 거래인지, 농지처럼 외국인 취득 자체가 막히는 부동산인지를 계약 전에 가른다. 잘못 선택하면 계약금만 묶이는 일이 생긴다.

 

타이밍 판단도 중요하다. 외국환 송금에는 며칠이 걸리고, 허가에는 몇 주가 걸리며, 본국 공증 서류 수령에도 시간이 든다. 잔금일을 무리하게 잡으면 위약금 분쟁이 따라온다. 일정 자체를 처음부터 현실에 맞춰 짜는 일이 변호사·공인중개사가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이다.

 

실수도 막을 수 있다. 명의신탁 권유, 비공식 환전 제안, 원천징수 미신고 같은 위험 신호를 거래 단계에서 차단한다. 일이 터진 뒤에 변호사를 찾는 것보다,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에 한 번 검토받는 편이 비용도 시간도 훨씬 적게 든다.

 

◇ 마지막 한 문장

국적이 달라도 한국 부동산 법은 동등하게 적용된다. 다만 외국인이 끼어 있는 거래에는 한국인끼리의 거래보다 한 단계 더 많은 절차가 따라붙는다. 그 한 단계를 먼저 보는 사람이 손해를 줄인다. 지금 필요한 건 서두름이 아니라 순서다.

 

 

 

한병철 법무법인 대한중앙 대표 변호사 · 중개법인 대한중앙 대표 공인중개사

(대한변협 인증 형사전문변호사 · 부동산전문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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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6.05.27 09:46 수정 2026.05.27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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